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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먹거리/쌀 이야기

쌀관련 세시풍속

오곡

쌀은 예로부터 민족 고유의 주식입니다.

설날 아침에 지내는 차례에 진설하는 음식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떡국입니다. 떡국에 넣는 흰떡은 햅쌀을 가루내어 쪄서 떡판에 놓고 메로 찧은 다음에 손으로 길게 원주형으로 떡가래를 만든 것을 썰어서 국에 넣어 끓이는 것 입니다. 떡국은 차례상에도 오르지만 설날 아침에는 반드시 먹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정월대보름에는 오곡밥과 약밥을 지어 먹었는데, 오곡밥은 다섯 가지 이상의 곡식(쌀·조·수수·보리·콩·팥 등)을 섞어 밥으로 지은 것 입니다. 약밥은 찹쌀·대추·밤·잣과 꿀을 섞어 쪄서 만든 것으로 오래 두고 먹을 수 있으며 정월뿐만 아니라 잔치상에도 늘 오르는 것 입니다. 동지 후 105일째 되는 날인 한식에는 조상의 묘 앞에 과일·적()·병() 등을 차려놓고 차례를 지내는데, 옛날에는 중국의 고사(故事)에 따라 한식날에는 더운 밥을 먹지 않고 찬밥을 먹었다 합니다..

음력 4월에는 찹쌀가루를 반죽하여 꽃을 놓아 기름에 지진 화전(花煎)과 증편을 시식(時食)으로 먹었다. 5월 단오에는 쑥을 뜯어넣은 수리취떡을 해 먹었는데 그 모양이 수레모양과 같았으며, 8월 한가위에는 햅쌀로 밥을 지으며 떡을 하고 술[新稻酒]을 빚었습니다.. 떡으로는 특히 오려송편이라 하여 송편 속에 햇콩·햇동부·햇밤 등을 넣기도 하였습니다.

음력 10(상달)에는 시제(時祭)와 고사(告祀)가 있습니다. 10 15일을 전후하여 6대 이상의 조상의 제사를 시제라 하여 조상의 묘 앞에 모여 지냈습니다. 이때에 반()·병·주찬(酒饌)을 진설합니다. 10월의 말날[午日] 또는 길일을 택하여 시루떡을 쪄놓고 집안의 평안을 바라는 고사를 지냈습니다.

고사는 신령에 바치는 제사로 주부가 지냈으며 성주신(城主神:집전체 관장)·제석신(帝釋神:곳간을 맡음)·산신(産神:안방)·수문신(守門神:대문)·터줏신 등 여러 군데에 떡을 놓고 고루 절하며 감사하고 무사를 기원합니다. 고사떡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팥시루떡으로서 악귀를 물리친다는 붉은색의 팥과 햅쌀가루로 만든 것 입니다.

동짓날에는 어느 가정에서나 팥죽을 만들어 먹었습니다. 팥을 으깨거나 체에 걸러서 그 물에다 찹쌀로 만든 새알심을 넣어 죽을 쑤었고. 동지팥죽은 먼저 사당에 차례하고 다음 방·마루·광 등에도 한 그릇씩 떠다놓으며 대문에는 죽을 뿌리고 나서 사람이 먹었습니다.  팥죽은 액을 막고 잡귀를 쫓는다는 의미를 가진 음식이었습니다.

다음에는 경사에 쓰는 쌀이나 쌀음식을 살펴보기로 합니다. 돌상에는 돌쟁이 바로 앞에 쌀·실·국수·붓·책·활 등을 놓아 돌쟁이가 잡는 대로 장래를 점을 치기도 하였고, 상 앞쪽에는 과일들과 더불어 백설기·인절미·수수경단·송편 등을 놓았습니다. 특히 백설기는 돌쟁이의 순수함을 의미하고 수수경단은 팥과 수수의 붉은색이 어린아이의 재앙을 막아준다는 것 입니다.

아기를 낳을 임신부의 가정에서는 해산달 34개월 전부터 해산 후에 먹을 미역과 산미(産米)를 좋은 것으로 정하게 보관하였습니다. 쌀은 돌이나 뉘를 골라낼 뿐 아니라 조각난 쌀까지 골라 버리고 완전한 형태의 쌀만을 사용하였습니다.

임신부의 진통이 시작되면 정한 상에 깨끗이 고른 산미를 한 그릇 담고 정한수 한 그릇 떠놓고, 또 산곽(産藿:해산하고 먹는 미역)을 상 위에 길게 얹고 삼신에게 안산(安産)을 빌기도 하였습니다.

혼례식을 막 끝낸 신랑신부를 위한 입맷상에는 국수장국 등의 음식 외에 찰떡·엿·깨죽·잣죽 등이 놓였는데, 끈질기고 사이좋게 오래 살고 깨가 쏟아지게 잘 살라는 뜻이라 합니다. 제상에 올려놓는 밥은 메라 하고 불단에 놓는 밥은 마지(摩旨)라고 하고, 명복을 빌기 위하여 부처에게 드리는 공양을 재()라고 하는데, 밥인 경우에 잿밥이라고 합니다.

상례(喪禮)에 있어서 시체에 옷을 다 입히면 염하기 전에 반함(飯含)을 합니다. 반함은 쌀을 물에 불려서 사발에 담아 버드나무 숟가락으로 시체의 입을 벌리고 떠넣는 것 입니다. 죽은 사람이 저승까지 갈 때 먹는 식량이라고 믿는 데서 왔다고 합니다.

우리 나라 향토신앙에 속하는 굿에서도 제상에 올리는 메와 흰떡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제주도의 산간촌에서는 당굿 제상에 곤쌀[美米]과 곤밥[美飯]을 차리는데, 이는 평소에 구경하기 어려운 귀물인 것 입니다.

동해안의 별신굿에서는 놋동이굿이라 하여 쌀을 담은 놋대야를 무녀가 입에 물고 신령스런 힘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 어느 굿에서는 염주·엽전·쌀 등으로 점을 치며, 점 결과에 따라 여러 가지 굿을 하기도 합니다..

이상과 같이 각도의 음식을 통해 쌀의 이용을 민속 및 신앙적인 면에서 간단히 살펴보았는데, 끝으로 건강식품으로서의 쌀의 이용면을 살펴보기로 합니다.. 쌀로서는 배아미(胚芽米)가 영양적으로 가장 우수하며, 백미의 단백질도 밀가루의 그것보다 나은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백미에는 비타민 B류가 부족하여 이를 보탠 것이 강화미라 하여 미국과 필리핀에서는 일찍부터 보급되어 왔습니다.

강화미와 비슷한 것을 예로부터 동양에서도 만들고 있었는데 이것이 바로 파보일드 라이스(parboiled rice)라는 것 입니다. 우리 나라에도 이와 비슷한‘찐쌀’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것은 벼를 수확한 뒤에 왕겨가 붙은 채로 볍씨를 쪄서 말려두었다가 필요할 때 도정하여 백미형태로 한 다음 밥을 지어 먹는 것 입니다. 비타민 B류가 모두 백미 속으로 옮겨간 것을 먹게 되므로 보통 백미밥과 다른 것 입니다.

2차세계대전 후 인도에서 민간이 하던 파보일드 라이스가 영양학자의 주목을 받아 그 뒤 공업화가 되었습니다 합니다. 현미는 영양성분을 충분히 갖추고 있으나 맛과 소화율이 좋지 않은 단점이 있습니다. 현미효소는 현미에 발효를 일으킨 영양식품입니다. 옛날에는 비상식품으로 볶은 쌀을 빻아 미숫가루를 만들었는데, 지금은 청량음료에 넣습니다.

, 밥을 말려두었다가 먹을 때 뜨거운 물을 부으면 다시 밥이 되는 것도 있었는데 그것은 지금의 인스턴트식품에 해당한 것으로 옛날에 군용(軍用)으로 썼던 것 입니다. , 동남아시아에서는 쌀국수가 있어 밀국수보다 더 잘 먹는데, 기이하게도 우리 나라에는 이것을 만들어 먹었다는 기록이 없다. 인조미라 하는 것은 밀가루를 반죽하여 쌀모양으로 만들어 말린 것으로 쌀과 섞어 밥을 짓는데, 쌀이 부족할 때 썼던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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